연어 정액으로 '박보검 안약' 만든다? 양양 축제 가는 바이오 제약사

작성자
sajwndfl
작성일
2019-11-25 12:34
조회
18
[한국의실리콘밸리 판교]

강을 거슬러온 연어는 약·화장품으로 다시 태어난다


기절한 암컷의 배를 가르자 붉은 알 2500개가 주르르 쏟아졌다. 수컷의 생식기에서 짜낸 정액이 그 위에 흩뿌려졌다. 지난달 25일 찾은 강원도 양양의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내수면생명자원센터(연어사업소)에선 연어 인공수정 작업이 한창이었다.

양양 연어사업소 가보니


2만 킬로미터(㎞)를 헤엄쳐 고향 냇가로 돌아온 태평양 연어는 산란 후 기력이 다해 죽는다. 회귀와 동시에 먹이 활동을 멈추고 양분을 모두 알과 정자에 양보한 탓이다.

죽음을 무릅써도 자연수정의 성공률은 고작 10~15%. 인공수정을 하면 부화율이 85%까지 오른다. 일본이나 러시아와 달리 '연어 부족국'인 한국에서 인공수정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기력을 다 써 죽기 직전인 연어가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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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RN 주사제. 이탈리아 마스텔리사의 '플라센텍스(왼쪽)'와 이를 국산화한 파마리서치의 '리쥬비넥스' [사진 파마리서치프로덕트]


해외에선 이탈리아 마스텔리사가 1990년대에 최초로 송어에서 PDRN을 추출해 척추 디스크·오십견·엘보 등에 쓰는 비수술 치료 주사 '플라센텍스주'를 개발, 세계 PDRN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플라센텍스는 DNA의 합성을 도와 상처 회복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일명 'DNA 주사'로도 불린다.

'박보검 안약' 원료는 연어 정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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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검 안약'으로 화제가 됐던 점안액 '리안'은 연어 정액으로 만든다. (중앙일보 홈페이지에서 사진 클릭 시 CF 영상으로 이동) [사진 유튜브 캡쳐]


PDRN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국내 기업은 연 매출 600억~800억원대의 경기도 판교 바이오기업 파마리서치프로덕트(이하 파마리서치)다. 2016년 박보검의 '이제 상처받지 말아요, 누나(눈아)' CF로 유명해진 점안액 '리안'이 이 회사가 PDRN으로 개발한 상품이다. 이외에도 관절강 주사 '콘쥬란', 코스메틱 라인 '리쥬란 힐러' 등이 PDRN을 원료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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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RN을 원료로 만든 리쥬란 힐러 코스메틱 제품들 [사진 파마리서치프로덕트]


플라센텍스 수입사였던 파마리서치는 2008년 한국천연물연구소(KIST)와 함께 PDRN 추출 기술을 연구해 독점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후 이곳 연어사업소와 자원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동해 연어의 정액을 원료로 활용하고 있다. 이날 연어사업소에서도 파마리서치 직원 2명이 수컷 연어의 정액을 모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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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양양 연어사업소에서 파마리서치 직원이 수컷 연어의 정액을 채정하고 있다. 양양=김정민 기자


 

연어 생식기 빻아 의료기기로


정소(생식기)도 이들에겐 주요 원료다. 정소에선 PDRN보다 분자량이 더 큰(DNA 길이가 더 긴) PN이 추출된다. PDRN은 의약품과 화장품, 건강기능식품에, PN은 의료기기에 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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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양양 연어축제 현장에서 채취된 수컷 연어의 정소. 양양=김정민 기자


매 가을 양양 연어 축제에선 연어가 4000마리쯤 잡히는데, 이때 연어 손질장에서 나온 정소도 파마리서치 직원이 거둬간다. 약 50일간의 연어 산란기에 끌어모은 정액과 정소는 파마리서치의 1년 치 원료가 된다.

강릉 공장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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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연곡천의 연어 포획용 수로와 가두리. 강릉=김정민 기자


양양에서 차로 40분을 달려 찾은 강릉 연곡천에선 '아날로그식' 연어잡이를 볼 수 있었다. 연어사업소가 정교한 방식으로 연어를 유인하고 포획한다면 나머지 3개 하천에선 보다 토속적인 방식으로 연어를 잡는다. 강 한복판에 길쭉한 수로와 네모난 가두리를 설치해, 수로에 진입한 연어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는 식이다. 가두리 속 연어를 잡아 기절시킨 후 강 둔치의 컨테이너에서 채란과 채정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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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 있는 파마리서치프로덕트의 세 공장. [사진 파마리서치프로덕트]


이렇게 4개 하천에서 모인 원료는 강릉의 파마리서치 공장으로 보내진다. 강릉 공장에선 정소를 분쇄하고 정액을 정제해 PN과 PDRN으로 만드는 작업부터 제품 제조, 충전, 멸균, 포장까지 일련의 과정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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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마리서치프로덕트 강릉 공장 내부. [사진 파마리서치프로덕트]


 

현재 PDRN 시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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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생산공장에서 파마리서치 직원들이 제품을 포장하고 있다. 강릉=김정민 기자


파마리서치가 개척한 국내 PDRN 시장은 2016년부터 다수 업체의 각축장이 됐다. 2014년 플라센텍스주의 시판후안전성조사(PMS) 기간 만료를 기점으로 중국산 등 해외 수입 원료를 내세워 한국BMI, 휴메딕스 등이 제네릭(복제약)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한국BMI와 휴메딕스는 각각 '하이디알주', '리비탈렉스주' 등을 선보였으며, 대한뉴팜·영진약품·휴온스 등 6개 업체에 각 회사 제품명으로 된 PDRN 주사제를 납품 중이다.

룰렛사이트시장을 양분 중인 곳은 파마리서치와 한국BMI다. 업계는 PDRN 주사 시장을 연 180억~200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특허법원은 올해 1월 마스텔리의 PDRN 특허를 무효로 판결했다. 마스텔리에게 기술을 전수받은 파마리서치와 마스텔리를 상대로 승소한 한국BMI 간의 특허 소송은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판교소식] 판교 바이오기업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IPO

지난 7월 베링거인겔하임에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신약 후보물질을 1조4600억원에 기술수출한 판교 바이오기업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연내 코스닥 시장 입성을 앞두고 있다. 총 70만주를 공모하며, 공모 밴드는 7만~8만원, 공모예정금액은 490억~560억원이다. 오는 12월 9~10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하고, 12~13일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대표주관사는 대신증권과 KB증권이다. 업계는 기업가치를 약 400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강릉·양양·판교=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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