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2만원인데 판매가 40만원?" 시티면세점 PB상품 논란

작성자
sajwndfl
작성일
2019-11-26 12:44
조회
37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면세점 로고 붙인 '노니쥬스' 등 PB상품 개발…이례적 영업방식에 '꼼수로 폭리' 지적]

0004315337_001_20191126084602591.jpg?type=w430원본보기


시티면세점 PB상품 '노니쥬스'.
인천국제공항에서 시티면세점을 운영하는 시티플러스가 저가 건강보조식품에 면세점 로고를 붙인 PB(자체브랜드) 상품을 판매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공항면세점에서 PB상품을 판매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데다 원가 대비 수십 배에 달하는 판매가를 책정한 뒤 소비자들에겐 고가품을 할인해주는 것처럼 영업하고 있어서다. 꼼수영업으로 폭리를 취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티플러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중소 생산·유통업체와 브랜드사업 계약을 하고 건강보조식품인 ‘노니쥬스’(사진)를 판매 중이다. 해당 상품은 처음부터 ‘시티면세점’(CITY DUTY FREE) 브랜드를 단 PB상품으로 개발됐다. 시티플러스는 상품기획 단계부터 주도해 업체들을 선정했다.

시티플러스는 이렇게 제작한 PB상품을 한 상자(60포)당 공급가 2만원선에 직매입해 면세점에서 판매했다. 이중 15%(3000원)는 다시 브랜드 로열티 명목으로 시티플러스가 챙겼다. 면세점 판매가는 원가보다 20배 많은 40만원으로 매겼다. 고가의 건강식품으로 소개한 뒤 실제 판매가는 할인을 적용하는 식으로 낮췄다. 이마저도 할인율을 고무줄처럼 적용해 가격이 10만~20만원선에서 매번 달라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종류의 ‘노니쥬스’는 일반 매장이나 온라인몰에서 대부분 10만원 이하로 판매된다.

시티플러스가 이같이 고무줄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 이유는 해당 제품이 PB상품이어서다. 현행법에는 면세 브랜드를 단 PB상품 판매와 관련한 사항이 없다. 위조품 등 불법 유통제품만 아니면 제한없이 판매할 수 있다. 노니쥬스와 같은 건강보조식품부터 화장품, 생활용품, 귀금속 등까지 면세 PB상품으로 팔아도 관리·감독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셈이다. 실제 시티플러스는 노니쥬스 외에도 ‘침향환’ 등 다른 건강보조식품을 연이어 PB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다만 면세상품을 시중에 그대로 유통하는 경우는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동일한 상품도 면세점용과 일반 판매용은 엄격하게 구분된다”며 “면세 상품을 그대로 일반 시중으로 유통했을 경우에는 관세법 위반으로 처벌받게 된다”고 했다.

0004315337_002_20191126084602632.jpg?type=w430


시티면세점 PB상품 '노니쥬스'.시티플러스의 PB상품 판매는 사후면세점 운영방식을 그대로 빼닮았다. 사후면세점은 여행사와 계약을 맺고 주로 개인·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자체 기획한 건강보조식품 같은 PB상품 등을 할인 판매한다. 시티플러스가 공항면세점에서 PB상품 판매를 시작한 것도 일본 사후면세점업체 JTC로 경영권이 넘어가면서다. 지난해 JTC는 자회사인 케이박스를 통해 시티플러스 지분 70%를 240억원에 사들였다.

최근까지 시티플러스에서 근무했던 한 상품기획자(MD)는 “공항면세점과 사후면세점은 ‘면세’라는 부분만 같을 뿐 상품 브랜드부터 판매전략까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PB상품 도입을 놓고) 내부적으로도 이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새로운 운영방식에 반대한 MD 등 3~4명은 최근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이 같은 PB상품 할인판매를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 면세점에서 PB상품을 파는 게 그만큼 이례적이어서다. 현재 국내 면세사업자 중 건강보조식품을 PB상품으로 판매 중인 곳은 시티플러스뿐이다. 일반 면세점 상품은 주로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진 유명 상품 위주다. 한 면세업체 관계자는 “공항면세점 상품들은 이미 시중에서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은 좋은 상품들이 대부분이고, 얼마나 좋은 상품을 조달할 수 있느냐가 사업자의 능력이 된다”며 “면세점에서 PB상품 판매는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방식은 아니다”라고 했다.

국내 면세업계 전체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대형 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 면세점은 위조품이 없는 등 전세계적으로도 상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최고 수준”이라며 “PB상품은 이런 국내 면세업계가 쌓아온 무형의 브랜드 자산에 무임승차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시티플러스 측은 PB상품 판매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온라인바카라회사 관계자는 “PB상품 기획은 여러 검토를 거쳐서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결정된 사안”이라며 “원가나 가격 문제는 영업상 이유로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해당 제품은 판매부진으로 연내 모든 판매를 종료하고, 추가 생산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존 면세사업자들의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운영기간은 내년 8월 종료된다. 이에 따라 후속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는 이르면 다음 달 중에 나올 예정이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아빠와 성이 다른 딸, 청첩장 어떡하죠
▶성공한 부자들의 시간 활용법 ▶머투 네이버 구독하기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