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하찮았던 계집아이가 이제···” 연기력 논란 뒤집은 ‘킹덤’ 중전 김혜준 [스포있슈]

작성자
sajwndfl
작성일
2020-03-25 11:30
조회
30
※[스포있슈]는 스포일러(Spoiler·영화 등의 내용을 미리 알리는 사람이나 행위)를 포함해 콘텐츠의 내용을 보다 심도 있게 다룹니다. <킹덤> 시즌 1,2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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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에서 중전 역으로 열연한 배우 김혜준. 넷플릭스 제공
“부담도 크고 겁도 많이 났어요. 하지만 감독님과 작가님, 선배 배우분들의 응원과 도움으로 상처 받았던 마음을 빨리 다잡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 13일 시즌2가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단연 배우 김혜준(25)의 변화였다. 지난 시즌 휩싸였던 ‘연기력 논란’을 딛고, 서늘하면서도 광포한 ‘최강 악당’으로 거듭난 중전 캐릭터를 인상적으로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그 하찮았던 계집아이가 이제 모든 것을 가질 것입니다.” <킹덤> 시즌2에서 읊던 대사 그대로, 그는 ‘중전’과 ‘김혜준’에 대한 평가를 일순 뒤바꿔 놓았다.

23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만난 김혜준은 극중에서 선보였던 화려한 복장과는 대비되는, 스웨터를 걸친 수수한 모습이었다. 시즌2 공개 이후 쏟아진 중전 역할에 대한 호평 때문인지 표정이 밝아보였다.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SNS(사회관계망서비스)나 주변분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듣고 있어요. 설레고 기쁩니다. ‘중전이 나라 다 해먹어라’는 반응이 가장 재밌고 좋았어요.”



앞선 시즌에서 아버지 조학주(류승룡)의 ‘꼭두각시’처럼 그려졌던 중전은 시즌2에 이르러 조학주를 능가하는 야망과 잔혹함을 지닌 악당으로 거듭난다. 조선에서 여성으로 태어나 받아야만했던 멸시와 혐오를, 그는 무참한 살육으로 되갚는다.

“처음 <킹덤>에 합류할 때만 해도 중전이 이 정도의 대범함과 악랄함을 가졌다고는 생각지 못했어요. 다만 시즌1부터 중전을 ‘나는 아버지 손바닥 위에서 놀아드리는 척 한다’고 생각하며 야망을 숨기고 있는 인물로 보고 연기에 임해왔기 때문에, 그가 아버지를 죽인 뒤 읊는 ‘하찮았던 계집아이가 모든 것을 가질 것’이라는 대사가 도발적으로 보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죠. 늘 생각했던 말들을 밖으로 꺼내놓는 순간이기 때문에 담담하고 차가우면서도 약간 떨리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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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시즌2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쓰러지는 조학주의 뒷모습을 보며 잔에 넘치게 차를 따르는 중전의 모습은 박인제 감독과의 상의 끝에 탄생했다. “중전에게 가장 큰 존재는 아버지였어요. 세상의 전부나 마찬가지였던 아버지를 죽이는 것이, 아무리 야망과 욕망이 큰 중전이라도 굉장히 무서운 일이었을 거예요. 아직 어린 소녀잖아요. 그 두려움을 티내지 않고 애써 누르기 위해 찻잔을 들어 차를 따르는 거죠.”

끝내 아버지까지 독살하고 마는 무서운 인물임에도, 시즌2 공개 이후 중전 캐릭터에 공감을 표하는 여성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K-장녀’의 한을 표현했다”는 평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김혜준은 “사실 이 인물에 많은 여성분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게 속상하기도 했다. ‘나만 느끼는 것이 아니구나’란 생각 때문”이라고 말했다. “딸, 아들을 떠나서 누군가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억압된 상황에서 자신을 드러내려 발악하는 이들의 모습이 중전을 통해 표현된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중전을 연민하는 이유는, 그가 아무 이유 없이 악행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자랐다는 것이 설득력있게 제시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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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에서 중전 역으로 열연한 배우 김혜준. 넷플릭스 제공
2015년 웹드라마 <대세는 백합>으로 데뷔한 김혜준은 영화 <미성년>(2019)과 <변신>(2019) 등에 출연하며 경력을 차곡차곡 쌓았다. <킹덤> 시즌1에서는 일부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미성년>에서는 섬세한 연기로 호평 받으며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 MBC TV 미니시리즈 <십시일반> 주인공으로 낙점된 그는 차분히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다.

“<킹덤>은 제게 책임감을 깨닫게 해준 작품이에요. 그전에는 그전에는 연기하는 게 즐겁고 감사하기만 했는데 <킹덤>과 함께 3년을 보낸 지금은 믿음을 주는 단단한 배우가 돼야겠다는 책임감을 많이 느낍니다. <십시일반>에서도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큽니다.”

카지노사이트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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